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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도 한때 "어차피 못 받을 연금, 억지로 내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력 단절 기간 2년이 생겼을 때 오히려 잘 됐다 싶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부모님이 실제로 받고 계신 국민연금을 보면서 생각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조금 낸 것 같은데 꽤 받고 계시거든요. 더 결정적인 건 물가 상승분까지 반영해 주는 금융 상품이 국민연금 말고는 사실상 없다는 점입니다. 지금 예상 연금액이 100만 원대라면 추납, 임의계속가입, 연기연금 세 가지를 조합해 150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추납과 임의계속가입, 받기 전에 먼저 채워야 할 것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이 유독 낮은 분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결혼 후 경력 단절, 이직 공백, 사업 부진 등으로 납부를 중단했던 시기가 있다는 거죠. 저도 2년 가까이 공백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지나쳤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기간이 꽤 아깝습니다.
이런 공백기를 메우는 방법이 바로 추후납부, 줄여서 추납입니다. 추납이란 과거에 납부 예외나 실직 등으로 내지 못했던 보험료를 지금 한꺼번에 납부해 가입 기간을 채우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추납 하면 월 수령액이 대략 7~8만 원 늘어납니다. 원금 회수 기간으로 따지면 약 10년, 65세부터 받기 시작하면 75세에 본전이 나오는 셈입니다.
여기서 추납의 진짜 위력은 사실 연금액 증가보다 소득공제(세금 환급) 혜택에 있습니다. 소득공제란 과세 대상 소득에서 납부액만큼 빼주는 것으로, 세금 부담을 직접 줄여주는 효과입니다. 소득이 있는 해에 3,000만 원을 추납 하면 그해 종합소득세 신고 때 해당 금액만큼 과세 표준이 낮아집니다. 세율 구간에 따라 납부액의 30~40%, 최고 세율 구간에서는 50%까지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3,000만 원을 내고 1,500만 원을 돌려받는 구조라면 고민할 이유가 없죠. 제 경험상 이런 세금 효과는 연금액 계산보다 훨씬 즉각적이고 실감 납니다.
한 가지 중요한 타이밍이 있습니다. 소득이 높은 해에 추납을 실행해야 공제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내년에 소득이 줄어들 것 같다면 올해 안에 해두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반대로 올해보다 내년 소득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라면 기다렸다가 내년에 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보험료율은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계속 오를 예정이기 때문에 늦출수록 같은 기간을 채우는 데 더 많은 돈이 듭니다.
만 60세가 되면 의무납부가 종료되지만 그게 끝이 아닙니다. 임의계속가입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임의계속가입이란 60세 이후에도 연금 수령 개시 전까지 자발적으로 계속 납부할 수 있는 제도로, 최소 월 9만 원부터 최대 62만 원 사이에서 본인이 금액을 직접 정할 수 있습니다. 60세가 지나면 의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납부를 멈추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보기엔 그게 오히려 손해입니다. 소득이 없는 분도 여유 자금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최대한 납부해 두는 것이 낫습니다.
- 추납(추후납부): 과거 공백 기간을 소급해 납부, 1,000만 원당 월 약 7~8만 원 수령액 증가
- 소득공제 혜택: 납부 연도 종합소득세에서 30~50% 환급 가능, 소득이 있는 해에 실행해야 효과적
- 임의계속가입: 60세 이후에도 수령 전까지 월 9~62만 원 사이에서 자유롭게 납부 가능
- 국민연금 가입·납부 이력 확인은 '내 곁에 국민연금' 앱 또는 국민연금공단 대표번호 1355로 가능
국민연금공단은 출처: 국민연금공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상 수령액 조회와 추납 신청 안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입 이력이 아예 없는 분도 만 60세 생일 전날까지는 신규 가입이 가능합니다. 50대 전업주부라면 지금 당장 가입해도 10년을 채우면 수령 자격이 생깁니다. 월 10만 원씩 10년을 납부하면 평생 월 20만 원을 받게 되는데, 단순 계산으로도 5년이면 원금이 회수됩니다.
연기연금, 단순히 늦게 받는 게 아니라 복리로 불리는 것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1969년 이후 출생자라면 65세부터 수령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최대 5년을 앞당겨 60세부터 받거나, 반대로 5년을 미뤄 70세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조기 수령 시에는 연 6%씩 감액돼 5년을 당기면 30% 줄어든 금액을 평생 받게 됩니다. 반대로 연기하면 연 7.2%씩, 5년이면 36%가 가산됩니다.
100만 원을 받을 사람이 5년 일찍 당기면 70만 원, 5년 연기하면 약 136만 원을 받는 셈입니다. 수치만 봐도 연기 쪽이 유리해 보이는데, 사실 여기에 훨씬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물가연동입니다. 물가연동이란 매년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금액에 반영해 실질 구매력을 유지시켜 주는 국민연금 고유의 특성입니다. 제가 국민연금 앱에서 4월에 확인했을 때 예상 수령액이 한 금액이었는데, 9월에 다시 열어보니 몇만 원이 올라 있었습니다. 납입액은 그대로인데 말이죠.
이 물가연동이 복리로 작동한다는 점이 결정적입니다. 70만 원을 받는 분께 연 5% 물가 상승률이 적용되면 3만 5천 원이 오릅니다. 136만 원을 받는 분은 같은 5%에도 6만 8천 원이 올라요. 시작 금액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는 겁니다. 어떤 저축 상품이나 금융 상품이 이 구조를 평생 보장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국민연금의 가치가 다르게 보입니다.
연기연금을 활용하면서 당장 생활비가 걱정되는 분들을 위해 연기 연금 비율 선택 제도도 있습니다. 이 제도는 전체 연금액 중 일부만 먼저 받고 나머지는 연기해 두는 방식으로, 50%, 60%, 70%, 80%, 90%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를 선택하면 절반은 지금 받고 나머지 절반은 연 7.2%씩 불어나다가 나중에 더 많이 받는 구조입니다. 단, 이 선택지는 연기연금에만 해당되고 조기 노령연금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조심해야 할 함정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소득으로 잡히기 때문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에 영향을 줍니다. 피부양자 자격이란 직장가입자인 가족 밑으로 등록돼 건강보험료를 별도로 내지 않아도 되는 자격을 말합니다. 연간 소득 2,000만 원이 기준선인데, 월 170만 원을 받으면 연 2,040만 원으로 기준을 넘어버립니다. 그래서 조기 수령으로 금액을 낮춰 기준 안으로 맞추는 분들이 있는데, 1~2년 뒤 물가연동으로 연금액이 오르면 다시 탈락합니다. 푼돈 아끼려다가 평생 연금의 수령액을 깎는 우를 범하는 겁니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피부양자 자격 기준을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추납을 하면 연금액이 얼마나 오르나요?
A. 개인 가입 이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1,000만 원 추납 시 월 수령액이 대략 7~8만 원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금 회수 기간은 약 10년으로, 75세까지 수령하면 본전이 나오고 이후부터는 순수 이익입니다. 수령 중 사망해도 배우자에게 유족연금이 승계되므로 실질 회수 기간은 더 짧아질 수 있습니다.
Q.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도 추납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A. 소득이 없으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소득이 없는 분은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어 나름의 이점이 있습니다. 추납의 세금 혜택을 극대화하려면 소득이 높고 세율 구간이 높은 해에 실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60세가 지났는데 국민연금에 처음 가입할 수 있나요?
A. 만 60세 생일 전날까지는 신규 가입이 가능합니다. 59세에 가입해도 10년 가입 요건을 채우면 69세부터 수령이 시작됩니다. 월 10만 원씩 10년을 납부하면 평생 월 약 20만 원을 받게 되며, 이는 5년이면 원금이 회수되는 구조입니다.
Q. 연기연금 비율 선택 제도는 조기 수령에도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연기 연금 비율 선택 제도는 오직 연기연금에서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조기 노령연금을 신청하면 전체 금액을 감액된 상태로 받게 되며, 일부만 당겨 받고 나머지를 연기하는 방식은 선택할 수 없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조기 수령을 선택하는 분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Q. 내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내 곁에 국민연금' 앱을 설치하면 현재 납부 이력과 예상 수령액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약 3,000만 명인데 앱 설치자는 500만 명 수준이라고 하니, 아직 설치하지 않은 분들이 훨씬 많은 셈입니다. 추납 신청이나 임의계속가입 문의는 국민연금공단 대표번호 1355로 연락하면 됩니다.
결론
우리 세대 노후는 결국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걸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라는 3층 구조에서 가장 밑바닥을 받쳐주는 것이 국민연금인데,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나머지 두 층도 불안해집니다. 추납으로 공백을 채우고, 임의계속가입으로 60세 이후에도 납부를 이어가고, 여유가 된다면 연기연금으로 수령을 늦추는 이 세 가지 조합이 실제로 연금액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수치로 확인됩니다.
제 경우엔 경력 단절 기간을 그냥 지나친 게 지금도 아쉽습니다. 지금이라도 추납 가능 여부를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분이라면 오늘 '내 곁에 국민연금' 앱 하나를 설치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지금 예상 수령액이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다음 행동이 달라집니다.